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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도너츠 이야기: 창립·브랜딩·메뉴·인스파이어 브랜즈카테고리 없음 2023. 10. 6. 23:35반응형
도넛을 자주 먹지 않는데도 쌀쌀한 가을날 아침이면 갓 튀겨낸 도넛과 따끈한 커피 한잔이 끌립니다. 도넛과 커피의 원조 맛집은 던킨도너츠 아닐까요. 이 글에서는 던킨도너츠의 창립이야기, 브랜딩, 메뉴, 그리고 던킨도너츠를 소유한 Inspire Brands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던킨도너츠
던킨도너츠(이하 던킨)는 미국의 커피·도넛 체인 브랜드로 1950년에 Bill Rosenberg에 의해 매사추세츠에서 창립되었습니다. 1955년에 프랜차이즈가 되었으며 1990년에 Allied-Lyons라는 회사에 매각되었습니다. 이후 Mister Donut의 인수 등에 힘입어 북미 지역에서 크게 성장하였으며 2020년에 Inspire Brands에 매각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커피와 도넛 브랜드이며 전 세계적으로 40개국의 나라에 13200 개 이상의 스토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와 도넛 뿐만 아니라 베이글, 샌드위치, 머핀 등을 판매합니다.
던킨의 탄생
던킨의 창업자는 Bill Rosenberg라는 사람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메사츄세츠의 Quincy에 있는 조선소에서 일을 하던 중 선착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일하다 쉬는 시간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돈을 빌려 사업을 차리고 개조한 트럭에서 샌드위치, 커피, 도넛 등을 팔기 시작한 것이 던킨의 시초였습니다. 그는 매출의 40%가 커피와 도넛에서 나온다는 것을 발견하고 커피와 도넛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를 차렸고 이를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시켰습니다. 'Dunkin’ Donuts'이라는 이름은 사람들이 도넛을 커피에 찍어 먹는 모습을 보고 만든 것입니다. Dunkin’이라는 말은 'dunk'라는 영어 동사에서 나왔는데, 빵이나 음식을 음료, 수프 등에 찍어 먹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브랜딩
'던킨도너츠'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2019년에 '던킨'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름에서 'donuts'를 뺀 이유는 도넛보다는 커피 메뉴의 판매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던킨은 커피 맛을 향상시키고 에스프레소 기반의 다양한 커피 메뉴를 출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던킨에 대한 온라인 리뷰들을 보니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의 평가는 던킨 커피가 프리미엄 커피는 아니지만 맛이 강하거나 특이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마실만한 대중적인 맛이라는 것입니다. 던킨이 커피 판매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데에는 음료 판매가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미국 내의 커피시장의 규모, 그리고 세계적으로 커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또한 도넛이라는 아이템이 가지고 있는 한계 때문이기도 한데요.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도넛처럼 달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피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타겟 소비자
미국에서 던킨의 타겟 소비자 층은 꽤나 다양합니다. 10대부터 은퇴한 시니어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 모든 인종의 남녀를 포함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세분화된 타겟으로는 소득이 제한된 노동자 계층이 있습니다. 'America runs on Dunkin'이라는 슬로건 들어보셨죠? 미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던킨의 커피와 도넛을 연료로 삼아 바쁘고 지친 하루를 살아낸다는 점을 부각한 슬로건입니다.
저는 던킨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저렴하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른 아침 출근길에 커피와 도넛을 사서 운전하면서 먹는 회사원들, 가장 큰 사이즈의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장거리 운전을 하는 트럭 드라이버들, 회사에 던킨 도넛 한 박스를 가져가서 출근한 동료들에게 도넛을 돌리는 모습 등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끔 공항에 갈 일이 있으면 던킨을 이용했는데 이른 새벽 허겁지겁 공항에 도착해 시큐리티를 통과하고 나면 던킨에서 커피와 에그치즈햄 크로아상 샌드위치를 사먹으며 피곤함을 달래던 기억이 납니다. 공항이든 고속도로이든 쇼핑몰이든 미국 어디에 가나 던킨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으니 그만큼 다양한 고객층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인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인기있는 던킨 도넛 메뉴
아무리 리브랜딩을 했다지만 그래도 도넛 얘길 안하면 섭섭하겠죠? 미국에서 인기있는 던킨의 도넛 메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공식적인 자료는 찾을 수 없었지만 어느 던킨 매장에 가도 늘 보는 메뉴들 몇가지만 소개드리겠습니다.
가장 위 칸에 있는 Strawberry Frosted with Sprinkles는 분홍색 딸기 프로스팅을 올리고 알록달록한 스프링클을 올린 도넛입니다. Chocolate Frosted with Sprinkles는 초콜릿 프로스팅을 올린 점이 다르구요. 미국에서는 특히 스프링클 뿌린 디저트가 인기가 많아서 아이들 생일 파티 등에 흔하게 사용됩니다.
중간 칸에 Glazed 보이시죠? 윗면에 반짝반짝한 설탕 코팅을 묻힌 도넛으로 가장 기본적이어서 오래 사랑받는 아이템입니다. 옆에 있는 Glazed Blueberry도 설탕 코팅이 되어 있는데 도넛 자체에서 은은한 블루베리 맛이 납니다.
아래 칸의 Boston Kreme Donut 역시 클래식한 아이템으로 스테디셀러입니다. 도넛 안에 커스터드 크림 필링이 들어있고 위에는 초콜릿 프로스팅이 얹혀 있습니다. Jelly Donut은 안에 라즈베리 맛이 나는 젤리가 들어있고 겉은 설탕이 뿌려진 도넛입니다.
이 밖에도 Double Chocolate, Apple Fritter, French Cruller, Sour Cream Donut 등의 아이템이 인기가 많습니다.
피터 린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를 아시죠? 피터 린치가 만들어낸 말인 '텐배거'(tenbagger)는 10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를 일컫습니다. 그리고 던킨은 피터 린치의 텐배거 종목 중 하나입니다. 피터 린치의 투자 격언 중 하나가 "You have to know what you own, and why you own it"인데 그의 던킨 투자에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피터 린치가 던킨에 투자를 한 것은 198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이때 던킨은 지금처럼 큰 체인이 아니라 지역의 소규모 체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피터 린치는 사람들이 던킨을 즐겨찾는다는 것을 알았고 그 자신도 던킨의 커피를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 고객층, 프랜차이즈 모델 등의 면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그는 던킨에 투자를 시작했고 이는 그의 마젤란펀드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다 주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의 던킨 주식은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2020년 던킨은 인스파이어 브랜즈에 인수되면서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되었습니다. 던킨의 상장폐지는 당시 던킨 주식을 가지고 있던 많은 투자자들에게 아픈 추억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던킨을 소유하고 있는 인스파이어 브랜즈는 비상장회사입니다.
인스파이어 브랜즈
던킨은 2020년에 인스파이어 브랜즈라는 미국 외식회사에 $11.3 billion에 매각되었습니다. Roark Capital이라는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입니다. 회사 웹페이지에서 가져온 아래 자료는 회계년도 2022년 자료에 근거했다는 점을 참조해 주세요.
인스파이어 브랜즈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들은 미국에서는 아주 흔한 체인들입니다. 배스킨라빈스야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브랜드이구요. 아비스(Arby's)와 소닉(Sonic)은 버거나 프라이 등 패스트푸드를 판매하고, 지미존스(Jimmy John's)는 샌드위치, 버팔로와일드윙(Buffalo Wild Wings)은 치킨윙을 전문으로 하죠. 공통점이라면 다들 가격대가 높지 않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네요. 버팔로와일드윙은 스포츠바 느낌의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앉아 먹는 분위기이고 다른 브랜드들은 테이크아웃하거나 실내에서 먹더라도 빨리 잠깐 먹고 나가는 분위기입니다. 소닉은 차 안에서 주문하면 차로 음식을 가져다 주는 레트로한 시스템이 특색입니다.
이상으로 던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던킨에 관심이 있던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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