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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에 필요한 돈: 4퍼센트 법칙
    카테고리 없음 2023. 9. 11.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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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 은퇴를 꿈꾸시는 분들이라면 4퍼센트 법칙에 대해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는 4퍼센트 법칙과 그 유례, 주의할 점, 4퍼센트 법칙을 실천하고 있는 파이어 족의 사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4퍼센트 법칙이란

    제가 이 법칙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미국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 3-4년이 되어가던 시점이었답니다. 열정적으로 일하던 시기였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가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었고, 노후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금융 지식이 부족했던 저로서는 은퇴를 하려면 대체 얼마가 필요한지를 몰랐습니다. 그러던 중, 파이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에 대한 글들을 읽기 시작했고 수많은 책과 기사들에서 언급되는 것이 이 4퍼센트 법칙이었습니다. 

     

    4퍼센트 법칙이란, 은퇴 첫해에는 은퇴자금의 4퍼센트를 인출하고 그 다음 해부터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금액을 인출한다면 30년 동안 은퇴자금을 고갈시키지 않고 살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은퇴자금이 10억이라고 하면, 은퇴 첫 해에는 4퍼센트인 4천만원을 인출합니다. 그 다음해에 인플레이션이 2퍼센트 상승한다면, 4천만원에 2퍼센트를 얹어 4천 8십만원을 인출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남은 기간동안 매해 반복하는 것입니다. 

     

    이 법칙을 이용하여 추산할 수 있는 파이어 넘버, 즉 은퇴 목표 금액은 매년 지출 금액의 25배입니다. 예를 들어 매년 2천만원을 지출하는 사람이라면 2천만원의 25배, 즉 5억을 목표로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 5억의 4퍼센트가 바로 매년 지출한도 금액인 2천만원입니다. 

    <출처: Pixabay>

    4퍼센트 법칙의 유례

    4퍼센트 법칙을 처음 만든 사람은 Bill Bengen이라는 재정 자문가라고 합니다. 그후 이 법칙은 1998년에 트리니티 대학의 세 교수가 발표한 '트리니티 스터디'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다양한 주식과 채권 비율의 조합과 인출율을 과거 1925년에서 1995년의 마켓 데이터를 가지고 백테스트를 했습니다. 그 연구에 따르면 주식과 채권을 각각 50퍼센트씩 갖고 있을 경우 은퇴 자금의 3-4퍼센트 안에서 지출을 유지할 경우 30년 동안 은퇴자금이 고갈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4퍼센트 법칙에 대한 주의점

    하지만 4퍼센트 법칙에 대한 맹신은 금물입니다. 아래에서는 이 법칙에 대해 주의할 점 몇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1. 삶에는 변수가 많다.

    먼저 4퍼센트 법칙은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에 맞춰서 소비를 조절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늘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계획보다 더 많이 소비할 때도 있고, 더 적게 소비할 때도 있습니다.

     

    2. 포트폴리오 성과에 달려있다.

    4퍼센트 법칙은 우리의 포트폴리오가 30년동안 지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경제적 변수 때문에 모든 포트폴리오가 30년 내내 지속될 수 있는 건 아니겠지요.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안정적이고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3.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법칙이다.

    4퍼센트 법칙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데이터에서 나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미래의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과거보다 좋지 않을 전망이라면 4퍼센트라는 수치를 하향조절 해야하겠지요. 4퍼센트 법칙의 창시자인 Bengen마저도,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 하던 지난해에는 은퇴자들에게 조금더 보수적으로 은퇴자금을 운용하기를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4. 세금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 법칙이 가정하는 것은 인출된 돈에서 세금이 나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4천만원을 인출한 사람이 내야할 세금이 5백만원 있다면 그 5백만원은 인출된 4천만원에서 나가는 것입니다. 

     

    5. 마지막으로, 우리는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모른다.

    4퍼센트 법칙은 은퇴 후 30년을 가정하는데요.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는 자신의 은퇴기간을 알 수 없습니다. 참고로 미국인들의 경우 은퇴 후 평균 20년을 산다고 합니다. 

    4퍼센트 법칙을 실천하는 파이어 족

    미국 파이어 족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Mr. Money Mustache (본명: Peter Jonathan Adeney)는 이 4퍼센트 법칙을 옹호하는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그에 따르면 위에서 언급한 트리니티 연구에는 은퇴자에 대한 몇몇 가정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 은퇴 후 결코 돈을 벌지 않는다.
    • 연금이나 사회보장 연금을 받지 않는다.
    • 리세션,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에 따라서 지출을 조정하지 않는다.
    • 부모나 가족들에게 유산을 물려받지 않는다.
    • 나이가 들어가도 지출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의 주장은 4퍼센트 법칙은 꽤 보수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에 크지 않은 금액일 지언정 연금을 받기도 하고 불황이 오면 지출을 줄이며,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지출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은퇴 연금을 마련해 둔다거나 하는 몇가지 안전 장치를 마련해 둔다면 4퍼센트 법칙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Mr. Money Mustache <출처: https://www.mrmoneymustache.com/>

    참고로 그는 2005년에 30살의 나이로 은퇴를 할 당시 60만 달러가 있었는데 그것의 4퍼센트인 24000달러 안팎에서 그의 가족들의 생활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분의 전략은 근검절약과 더불어 인덱스 펀드 투자를 꾸준히 하는 것인데요. 그 분의 블로그를 통해 보건대 2023년 현재도 은퇴 생활을 잘 하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미국의 많은 파이어족들이 이 룰을 최소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으며 국내의 예로는 '파이어족의 재태크'라는 책을 쓰신 대퐈마 자매의 경우도 5억을 가지고 39, 40의 나이로 은퇴하신 케이스입니다. 이분들의 경우 은퇴 이후 부동산과 주식 등 다양한 투자를 통해 두배가 넘게 자산을 불리셨다고 합니다. 

    제 생각

    먼저 4퍼센트의 법칙은 rule of thumb, 그러니까 경험에 의거한 대략적인 법칙이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이 법칙이 누구나에게, 어떤 상황에서나 적용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리고 자산의 규모에 따라 4퍼센트라는 금액이 아주 빠듯할 수도 있고 아주 넉넉할 수도 있습니다. 

     

    4퍼센트 법칙이 완벽한 법칙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이 법칙이 이해하기 간단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은퇴자금을 대략적이나마 추정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제 경우 이 법칙을 알기 전에는 대체 은퇴하려면 얼마가 필요한지 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4퍼센트 법칙을 알게 된 이후로는 나름의 은퇴자산 목표가 생겼고, 그에 따라 연간 지출을 통제하고 저축과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려는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답니다. 

     

    은퇴야말로 불확실성의 게임인 것 같습니다. 누구도 자신이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 은퇴 후 재정적인 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대략적이나마 목표하는 숫자가 있다는 것, 그 사실 자체가 목표치에 대한 동기부여를 준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수치는 확률적인 것이고 실제의 은퇴생활에는 많은 변수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죠. 이 법칙을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되 자신의 상황에 맞는 은퇴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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