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밴스와 볼로냐 샌드위치 (힐빌리의 노래 스포일러 주의)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는

'힐빌리의 노래'의 저자로 유명합니다.

 

JD 밴스는 흑수저 출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러스트벨트의 일부인 오하이호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가난한 노동계층의 가정에서 자랐죠. 

 

힐빌리의 노래

'힐빌리의 노래'는 바로 그의 성장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경험과 미국 사회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후에는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아래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영화를 보다보면 

예일 로스쿨에 재학중이던 밴스는

어머니의 입원 소식을 듣고

고향집을 급하게 방문하게 됩니다. 

 

 

때마침 누나의 집에서는

이웃과의 소소한 모임이 열리고

 

옛날 친구들과 재회하면서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고 있던 밴스에게

누나가 다가와 샌드위치를 내미는데요. 

 

밴스: "세상에나, 이거 볼로냐 샌드위치 아냐?"

누나: "너 줄려고 마지막 거 남겨놨어. 예일에는 이런 거 없지?"

 

1분도 안되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장면인데요.

그런데 왜 이 장면이 굳이 등장하는 걸까요?

 

볼로냐 샌드위치

먼저 볼로냐 샌드위치에 대해 설명하자면

볼로냐 소시지와 겨자, 치즈 등을 넣은 샌드위치입니다. 

 

볼로냐 소시지는 이탈리아의 모르타델라에서 유래한 소시지로,

잘게 갈은 고기로 만든 소시지입니다. 

보통 후추, 육두구, 올스파이스, 셀러리 씨앗, 고수 등의 양념이 들어갑니다. 

 

미국 슈퍼마켓에서 소시지와 햄 등을 진열해 놓은 섹션에 가면

볼로냐 소시지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저렴한 소시지를 찾으면 됩니다. 

 

 

 

맛은 저렴한 햄 맛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요리하기도 정말 쉽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동그랗고 얇은 모양인데 (사각형 버전도 있습니다)

기름을 두르고 후라이판에 구우면 됩니다. 

 

 

그런데 볼로냐 샌드위치가 '힐빌리의 노래'에

굳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볼로냐 샌드위치와 노동계층

미국 사회에서 볼로냐 샌드위치는

노동계층을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애팰래치아'라고 불리우는 미국 동부의 산악 지대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밴스가 자란 오하이오주의 마을도

애팰래치아 지대에 속합니다. 

 

볼로냐 샌드위치가 노동계층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것은

무엇보다 저렴한 예산으로 만들 수 있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루 종일 노동을 하고 지쳐서 집에 돌아온 부모가

직접 야채를 다듬고 소스를 만들어서 저녁을 준비할

시간과 체력이 남아있지 않겠죠. 

 

 

 

볼로냐 샌드위치는 

식용유, 볼로냐 슬라이스, 치즈 슬라이스, 흰 빵, 그리고 머스타드만 있으면

몇 분도 안걸려서 만들 수 있습니다.

 

햄과 기름, 치즈가 들어갔으니

아이들도 좋아하는 맛이죠.

물론 건강에는 좋을리 없지만요.

 

그러다보니 볼로냐 샌드위치는

가난한 이들의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노동계층 가정에서 자란 많은 사람들이

볼로냐 샌드위치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적 먹던 그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난하던 시절 질리게 먹었던 탓에 쳐다보기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밴스와 볼로냐 샌드위치

볼로냐 샌드위치 장면이 힐빌리의 노래에 나오는 것은

밴스가 노동계층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예일 로스쿨에 다니면서

볼로냐 샌드위치가 뭔지 모를 상류층 동급생들과 함께 하다가

고향에 돌아와서 먹는 정겹고 익숙한 맛.

 

나 이제 이런 거 안먹어 하고 퇴짜를 놓는 대신

밴스는 반가워하며 샌드위치를 덥썩 베어 무는데요.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배경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의 캐릭터를 반영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볼로냐 샌드위치 레시피와 요리팁

직접 볼로냐 샌드위치를 만들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한국에서는 볼로냐 소시지를 못본 것 같은데

대신 햄을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면 어떨까요. 

 

1. 프라이팬에 기름을 넣고 중강불로 가열한다.
2. 볼로냐의 중앙에서 끝까지 칼집을 내고 가열된 기름에 넣는다.
3. 양면을 갈색이 될 때까지 굽는다.
4. 볼로냐의 마지막 면을 굽는 동안 위에 치즈를 올린다.
5. 빵 양면에 머스타드를 바른 후 빵 사이에 볼로냐를 넣고 먹는다.

 

볼로냐 샌드위치를 더 맛있게 만들고 싶다면 아래의 방법도 시도해 보세요. 

• 볼로냐를 양면을 두 번씩 튀겨서 가장자리를 바삭하게 만든다. 
• 볼로냐를 튀기게 되면 오므라드는데 가장자리에서 중심으로 자르면 이 현상을 방지하여 더 고르게 익힐 수 있다.
• 빵은 맨 빵보다 토스트하면 더 좋다.
• 노란 머스타드가 가장 잘 어울리지만 좋아하는 소스, 예를 들면 스리라치를 넣어도 좋다. 
• 약 5초 정도 치즈를 팬에 올려서 녹인 다음 샌드위치에 넣는다.
• 계란 후라이를 추가하고 감자 칩이나 매쉬드 포테이토를 곁들인다. 

 

리세션 스페셜의 기억

잠시 개인적인 기억을 떠올려보면

제가 볼로냐 샌드위치를 처음으로 먹어보았던 것은 

몇년 전에 테네시주의 내쉬빌을 방문했던 때입니다. 

 

내쉬빌은 컨트리 뮤직으로 유명한 곳이라

라이브 음악으로 유명한 바에 들어갔는데

'리세션 스페셜'이라는 메뉴가 있더군요.

 

볼로냐 샌드위치, 감자칩 한봉지, 문파이, 그리고 PBR 맥주까지 해서

6달러라는 저럼한 가격이었습니다.

 

 

 

참고로 문파이는 초코파이 비숫한 과자인데

미국의 경제공황 시기에 노동자에게 간식으로 나눠주었고

남은 문파이는 집에 가서 가족들과 나누어 먹던

가난한 시절의 음식입니다.

 

PBR(Pabst Blue Ribbon) 맥주는

미국에서 역사 깊은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라거이고

가장 저렴한 맥주 중의 하나입니다. 

 

샌드위치와 디저트, 음료까지 모든 게 6달러이니

가성비 끝판왕이었습니다.

맛있고 배불렀습니다.

 

미국의 남부나 중부 지역에 가면 

볼로냐 샌드위치를 파는 식당도 많으니

기회되면 한번 드셔보세요. 

 

JD 밴스에 대한 다른 정보가 궁금하시면

이전의 포스팅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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